시동공동체는... 하이얀 서릿발이 무서워 수확에 매우 분주한 요즘이에요. 강원도라 아침 저녁으로 부쩍 쌀쌀해져 겨울 패딩에 솜바지가 이미 등장했구요~ ^^; 된서리 맞으면 상하는 고추, 호박, 팥 등등 너나할 것 없이 수확해달라 아우성이라 정신없는 날들이에요. 김장 무와 배추도 돌봐야하는데, 손도 발도 부족한 탓에 외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까지 동원하고 있지요. 비라도 가끔 와주어 물이라도 안 대게 해주면 좋겠건만... 올핸 유난히 가뭄이 끝까지 애를 태우게 해요. 비 소식 기다리는 애타는 저희들의 마음을 가엽게 여겨 하늘에서 비가 좀 시원하게 내려주었음 좋겠어요. 제발~~
행복중심생협과 함께 농사짓고 있는 토종밭도 수확을 시작했어요. 10월 2일엔 땅콩과 감자, 고구마, 수수를 수확했는데, 땅콩은 뿌리째 뽑아 알맹이를 한알한알 따줘야 하는 탓에 시간이 많이 걸렸답니다. 토종밭에 심은 기장과 조는 얼마나 맛있는지, 새들이 모두 드셔버렸구요. 그나마 기장과 조 먹느라 덜 먹은 수수라도 일부는 수확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새들도 양심이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적당히 먹고 빠져주는 센스와 양심 말이에요 ^^;
이 와중에 정자언니는 바삐 움직이다가 그만 오른쪽 발목을 삐끗!!! 하지만 마냥 들어앉아있을 수 없어 깁스한 상태로 발 질질 끌며 일을 하고 있어요. 꾸러미도 놓을 수 없는 회원님과의 약속이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이 포장하고 택배 붙이는 무리한! 노동을 감수했다지요. 그저 빨리 낫길 바라는 수밖에요..
반면, 저희 작업장 지킴이 ‘꼬맹이’라는 강아지는 올해 벌써 두 번의 아가들을 가져 저희를 행복하게 하고 있어요. 꼬물꼬물 아가들이 얼마나 앙증맞고 어여쁜지.. 하나둘 다른 집들로 입양보낼 때마다 가슴이 짠~한게..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은 특별하다는 걸 실감하게 돼요.
매년 반복되는 농사일이지만, 수확은 해마다 다르지요. 자연이 주는 기운과 저희의 기운이 조화롭게 합쳐지면 수확도 풍성하지요. 올 한해는 봄부터 가뭄이 저희를 괴롭혔지만, 저희 동네는 저수지가 마르지 않아 다행히 아주 큰 피해는 없었어요. 내년엔 날씨 걱정, 쌀 등 농산물 수입 걱정, 가격 폭락 걱정 없이 평탄~한 한해가 되길 벌써부터 빌어봅니다. 우리 농산물이, 우리의 밥상이 외면당하지 않는 기본적인 세상을 만드는 데 저희와 함께 하고 계시는 우리 회원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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