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노안공동체 생산자들은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느라 바쁩니다. 콩 타작, 조(서숙이라고도 부름), 팥, 율무 수확, 고구마 캐기 등 5-6월에 심어 놓은 밭작물을 거둬들이는 수확의 계절입니다. 올해는 벼도 잘 영글고 콩이나 팥도 잘 영글어서 풍년입니다. 그런데 풍년이어도 기쁘지가 않으니 그건 뭐하나 농산물 값이 좋은 게 없어서입니다. 가을은 했지만 농민들 손에 들어온 것이 너무 적으니 허탈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밭에 심어놓은 무, 배추, 갓, 쪽파 등의 김장 채소들은 가을 햇볕을 받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김장철이 시작되는데 우리 소비자분들은 김장을 하시는지, 하신다면 얼마나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요 몇 년 동안 무, 배추 값이 너무 헐값이어서 그 이유를 여러 가지로 생각해 봅니다. 중국산 김치가 10kg에 8000원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먹을 만하더라는 말도 하더라구요. 점점 직접 요리하지 않고 사먹는 가구가 늘어나서 무, 배추 수요가 줄어든 데다 대량으로 무, 배추를 소비하던 식당들이 거의 중국산 김치를 사서 쓰니까 쌀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본격 김장철을 앞두고 밭떼기로 거래되던 무, 배추가 거래가 거의 안 되고 있으니 농민들은 속이 시커멓게 탑니다. 또 작년처럼 밭에다 썩혀야 하는지. 얼어서 썩어가는 것을 겨우내 또 지켜봐야하는지 답답한 마음입니다. 작물을 기르는 기쁨이 수확의 기쁨으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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