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텃밭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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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동체 산지체험행사 보고
2017.08.25 06:37 장은이 2241

여름끝물은 무안으로 가족과 함께 물들인다.

고즈넉한 시골 여름 길 끝에 자리잡은 센터에 도착하자 엄마같고 언니같고 동네 친구같은 여인들이 반가워 한다.
자리를 내어주고 얼린 연잎식혜와 청포도로 먼길 오신 님들에게 달달함으로 여름더위와 여독을 시원하게 날려보낸다.

가족단위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들까지 자리를 잡고 나니
모시잎반죽이랑 깻가루, 콩이 들어온다.
송편이랑 개떡을 만들고 쪄서 음식을 나누고
각양각색으로 빚어놓은 모양새가 1박2일간 우리의 일정이 참 아기자기하니 재미있을 듯한 예감이랄까.
(그 예감은 역쉬나 빗나가지 않았다는. ㅋㅋ)

센터옆 텃밭에 잘자란 고구마밭에서 고구마순을 걷어내고 고구마를 캤다.
유독 진한 자색을 자랑하는 고구마가 참 빛깔이 고왔다.
애들은 저마다 농꾼이 되어 고구마도 캐고 굼벵이랑 도마뱀도 잡고 열심이다.
그 손길은 그저 장난하는 손길이 아니라 나름 진중하니 행여 다칠까비 조심할 줄도 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자연에 다가서는 마음들이지 않을까 싶어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이도 노동이라고 배가 고픈 찰나
언니네 텃밭 무안공동체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저녁을 먹고 마술공연은 연신 신났다.
어른아이할것 없이 즐거운 한시간이었고 관객호응도 너무나 훌륭한 그 자체로 퍼펙트한 공연이었다.
후문에 공연 리드하신 분들께서도 언제든지 불러주신다면 다채롭게 준비해 한걸음에 달려오시겠다 했다니 이 정도면 알만하지 않겠나. ㅎㅎㅎ

시골밤은 도시의 밤보다 더 짙고 어둡다.
숙소는 마을 주민들의 집으로 마련되었는데 
우리는 사무장님 댁으로 갔다.
준비해간 텐트는 다른 가족이 사용하고..

씻고 잠들기엔 뭔가 2프로 아쉬운 시간
어찌 알았을꼬
콜~~~
툇마루에 앉자 바닷바람을 마주하며 맥주한잔 기울이는 시간.
바람은 맑고 밤공기는 깨끗하고 모기도 없다.
사람들이 모여드니 평상이 펼쳐지고
이야기들이 별처럼 빛난다.
알고보니 해남의 내가 아는 몇몇 지인들과도 인연거리가 있다는 반가움.

마음을 트면 모두가 좋은 인연벗이 된다고
그 밤은 그리 깊어갔다.

평안한 잠자리에 아이들은 제멋대로 뒹굴다 놀다 잠이 들었다.

새벽녘 천둥을 동반한 세찬비에 잠결에 조금은 염려가 서렸지만 눈뜬 아침은 더할나위없이 맑고 시원했다.

눈꼽도 떼기전에 준비해오신 여성농업인들의 연밥으로 아침을 먹고
드넓게 펼쳐진 갯벌에서 게랑 고동을 잡고 그물을 펼쳐놓고 떼거리로 몰아 물고기도 잡았다.
피리부터 운저리까지..ㅎㅎ
굵은 것은 횟거리로 썰어져서 입맛을 돋구고...

점심은 이지역 맛거리인 운저리 회무침을 먹고
무화과 따기 체험까지..

너무 알찐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인연으로 함께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뜻깊은 시간을 만들어 주신 님들께 감사드리며...

더군다나 고구마 네꾸러미, 무화과 네박스, 손수 놓여진 예쁜 수건까지 선물로 챙겨 주셔서 오진 시간이었다.

알군은 벌써부터 무안에 또 가잔다.

다들 잠든 시간.
정리를 하며...

-김수진님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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