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공동체는 경상남도 함안군 여향면 주동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언니들이 살고 있는 주동리는 산 아래 작은 필지가 조각조각 흩어져 있어 단일 작물보다는 작은 텃밭 농사를 짓기에 적당한 곳입니다. 그래서 함안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과수원이 적은 동네지요. 이러한 지리적 특징 때문에 여성농민회 활동을 하고 있던 정은미 언니 눈에 꾸러미 공동체의 가능성이 보였다고 합니다. 꾸러미 작업장에 도착하니 마침 은미언니와 김순연언니, 이은정언니가 모여 햇땅콩을 다듬고 있습니다. 언니들에게 공동체 소개를 들어봤습니다.
은미언니는 함안공동체의 멤버를 모은 사람입니다. 동네에 여성농민 활동가라고는 은미 언니가 유일했던 시절부터 유일하게 꾸러미의 가능성을 보고 용감하게 판을 벌린 언니지요. 이런 ‘매의 눈’은 꾸러미를 벌리는 것 말고도 지금의 완전체 멤버를 영입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렇게 구한 멤버 구성이 어떻게 되냐고요?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은미언니가 가장 먼저 영입한 여성농민 1호 순연언니. 은미언니와 순연언니는 오가며 인사만 하던 사이였지만 은미언니가 꾸러미공동체를 결심하고 대화를 걸자 운명처럼 잘 맞는 상대였습니다. 작은 텃밭 여러군데에 식구들이 먹기 위해 다양한 농사를 짓던 순연언니는 지금이나 그때나 같은 방식의 농사를 짓고 있지만, 지금은 어엿한 소득이 생긴 여성농민입니다. 순연언니는 꾸러미 작업장을 이전해야 할 때 자신이 갖고 있던 창고의 재산권을 포기하면서까지 통 크게 꾸러미 작업장으로 내어준 고맙고 든든한 원년멤버입니다.
은정언니는 은미언니와 학부모로 만난 사이입니다. 농사를 짓지는 않지만 꼼꼼하고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라 은미언니가 꾸러미 총무로 영입한 실무담당자입니다. 막내지만 목소리가 가장 크고, 잔소리를 많이 하지만 나이가 많은 언니들의 작은 실수도 야무지게 채워내는 은정언니. 그는 농민들이 어려워 하는 회계와 소비자 응대 업무를 척척 해내며 언니들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고 있습니다.
땅콩 작업을 마무리 하던 중, 갑자기 사륜구동차 한대가 꾸러미 작업장 앞으로 오더니 폼나게 주차합니다. 꾸러미 왕언니 황말순 언니가 송신복 언니를 태우고 멋지게 등장했지요.
꾸러미 작업장에서 유일하게 멋진 사륜구동차로 출퇴근한다는 말순언니. 앞뒤로 짐을 한가득 싣고 달리는 언니는 포스에서 느껴지듯 농사도, 반찬도 가장 야무지게 하는 여성농민입니다. 40대, 60대인 언니들 위로 나이가 껑충 뛰지만 일을 가장 많이 하는 든든한 일꾼입니다.
신복언니는 꾸러미에 내는 농산물이 많지 않아 농사 뿐 아니라 공공근로도 하고 있습니다. 거기엔 다 이유가 있다네요. 꾸러미에 내는 농산물 보다 나눠주는 게 더 많다나요. 적게 벌어도 넉넉한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기부천사 신복언니. 공동체에서는 토종채종포를 관리하며 다양한 토종 농산물을 이어가는 여성농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