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성당에서 우리농산물보급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농이지만 채소나 과일보다는 자꾸만 가공된 제품만 사게 되더군요.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대충 먹다보니 저희 큰아이는 갑자기 여드름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작은 아이는 편식이 더 심해지는듯해서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함께 봉사하는 언니가 소개해준 언니네텃밭이 떠올랐어요. 사실 언니가 소개해준 건 3년 전인 것 같은데 이제서야 꾸러미를 신청하게 된 게으른 엄마입니다. 1월 초에 꾸러미를 신청해 놓고 이제나 저제나 꾸러미를 기다리고 있는데 신청날짜가 일요일이다 보니 늦어져서 지난 주에 처음 꾸러미를 받았어요. 꾸러미 오는 전날 우리 큰 딸내미랑 홈피에서 공동체마다 어떤 꾸러미가 오나 검색해보며 즐겁게 기다렸답니다. 그래서 받게 된 첫꾸러미 너무나 감동이었습니다. 유정란이 4알이라 살짝 실망했는데 두부도 너무 맛있어서 한끼에 꼴깍 , 감자랑 전분은 알려주신대로 곱게 갈아서 전을 부쳤더니 그것도 하룻만에 꼴깍, 무말랭이무침은 방학을 맞아 직장다니는 엄마덕분에 결식아동이 된 우리 아이들의 든든한 밑반찬이었구요. 시래기나물이랑 더덕무침은 밑반찬 만들어 간만에 친정아버지 갖다 드리고 효도했습니다. 시금치는 된장국으로 끓여먹고요. 옥수수차도 맨날 정수기냉수만 먹던 아이들이 옥수수수염차맛이라며 엄청 잘 마시고요. 그래서 지금 남은 반찬이 없네요. 내일은 두번째 꾸러미 오는 날이네요. 이번에는 어떤 맛난 음식재료들이 들어있을지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같이 근무하는 부장선생님과 보건선생님께도 소개시켜드렸더니 오늘 당장 가입하셨더군요. 전 알고도 가입하는데 3년이나 걸렸는데 이분들의 결단력에 감탄합니다. 언니네 장터에서 유기농귤을 신청했었는데 상품성이 떨여졌다며 환불해주시겠다고 전화주셔서 참 든든했습니다.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시장논리가 아니라 소비자와 생산자의 신뢰를 위해 애쓰시는 언니네텃밭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려요. 그래서 이번에는 언니네 장터에서 여러가지 과일을 신청해놓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언니네텃밭덕에 저 살림잘하는 아내와 엄마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내일 오는 꾸러미에 맛난 음식들 지인들과 나누며 앞으로도 언니네텃밭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