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두번째 꾸러미를 제가 근무하는 어린이집에서 받고 퇴근하는 길에 풀어 보았어요. 뭐가 왔을까 너무 궁금해서 집에 갈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네요. 열어보니 역시 기대한대로 맛있는 재료들이 한 가득, 절로 웃음이 나오는 거 있죠. 더군다나 요즘 겨울이라 쌈채소가 귀할텐데 상추랑 쑥갓을 보내주셔서 집에 오는 길에 우리농 매장에서 삼겹살을 샀어요. 삼겹살 한팩이랑 쌀라면 3개 사니 이만원이 들었네요. 그런데 꾸러미는 다양한 품목에 이만오천원이니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에요. 집에 와서 삼겹살 굽는 동안 저는 또 기다리지 못하고 상추랑 쑥갓에 밥이랑 고추장만 얹어 열심히 싸 먹었네요. 이 고소한 맛의 비결은 뭘까요? 저는 저만 상추랑 쑥갓이 신선하다 못해 고소하기까지 한 줄 알았는데 저희딸도 그렇다하고 뒤 늦게 들어온 남편도 그렇다 하네요. 결국 상추랑 쑥갓 다 먹고 달랑 몇 장 남았어요. 내일 아침 저 혼자 다 먹고 가야겠어요. 깍두기도 넘 맛있고 귤은 식구들이 3-4개씩 먹으니 다 먹었네요. 이제 남은 건 유정란, 두부, 느타리버섯, 당근이예요. 당근도 껍질 벗기지 않고 깨끗이 씻어서 고추장 찍어 먹었어요. 큰 애는 "엄마, 이 당근은 동화에 나오는 토끼가 먹는 당근 같아요 " 하네요. 시중에 나오는 당근처럼 늘씬하고 길쭉한 당근이 아니라 울퉁불퉁 쬐만한 것이 평소에 보던 당근이 아니더군요. 전 아이들에게 "이 당근은 코끼리 코 같이 생겼다" 하면서 당근 한개로 한참 수다를 떨었네요. 언니네 텃밭 덕분에 되도록 밥을 해서 저녁을 먹고 있어요. 그전에는 퇴근하면 피곤하다고 치킨 시킬까? 아님 피자나 짜장면 기타 등등의 배달음식이나 외식을 하곤 했죠. 물론 식비도 많이 들고 건강에도 그닥 좋지 않을것 같았어요. 이제 두번째 꾸러미를 받았을 뿐인데 저도 귀찮은 마음 꾸욱 누르고 단촐하지만 금방 만든 반찬으로 식구들 밥을 먹이니 참 기분이 좋네요. 이번주에는 재료가 금방 동이 날 것 같아요. 저는 참 축복 받은 것이 많은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성당에는 우리농매장이 있어서 유기농재료들을 살 수 있거든요. 부족한 것은 그곳에서 사야겠네요. 이제 이마트는 생필품이 필요할 때만 가려구요. 한주에 이만오천원으로 참 귀한 행복 누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