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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포장재로 쓰인 본 쌀팩은 더이상 비닐포장재를 생산하지 않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해서 포장까지 왔습니다. 

쌀팩은 업체에서 완전밀봉이 되어 오나 생산자인 농부는 이 밀봉을 따고 거기에 쌀을 넣은 뒤 뚜껑을 잠급니다. 

보통 두유/주스 통처럼 꽉 잠기지만 처음 받은 분은 뚜껑 뜯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찝찝한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주문시 참고부탁드립니다.

지해언니네

지구를짓다 햅쌀 토종 보리벼

나락 짓는 평수가 늘었습니다. 덕분에 토종벼도 키울 수 있고 수확량이 많아져 쌀값을 좀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 정착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 직업을 가지고 있던 또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농부도 마찬가지네요. 

전북 순창으로 이주한지 2년이 지나서야 겨우 농업인으로 등록할 수가 있었고, 순창 농민회원들 도움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에요. 땅을 구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습니다. 

무농약 인증번호  제 14305013호 

[3월] 논농사를 지으려면 밭농사도 지어야한다는 조건이 붙은 논을 구하게 되었다. 밭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거절할 처지도 아니고 땅을 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그 덕에 밭작물도 천천히 언니네텃밭에 올라올 예정이다.

내가 짓는 농사는 내 손으로 해야 내 농사가 된다는 신념이 있어서 트랙터를 이용해 땅을 갈고 이앙기를 이용해 모를 심는 것도 전부 배워서 하고 있다. 수확만은 다른 농부에게 맡기는데 콤바인 기계 값이 너무 비싸서 아무도 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4월] 중간에 로타리를 또 쳐야 한다. 이때는 써래도 함께 하는데 써래는 흙의 높이를 되도록 일정하게 맞추기 위해 울퉁불퉁하던 흙을 누르고 끌고 가르고 퍼서 옮기고 하는 작업이다.[5월] 이앙기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 부분은 각조클러치라고, 조작판에서 번호 매겨진 버튼을 누르면 거기에 맞는 클러치가 끊겨 작업기가 돌지를 않는데, 논의 거리를 계산해서 클러치를 끊고 잇고 하는 것이었다. 쓸데없이 모를 더 심지 않는 것과 효율적으로 모심기를 하고 돌아서 나오는 작업을 위함인데 이것은 나아아아아중에 배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 그저 선배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다가 드디어 내 논 이앙할 때 엄청난 구박을 받으며 모심기를 마쳤다. 나는 이앙기에 올라타 직접 조작하고 나의 선배들은 옆에서 모판을 옮겨주는 일을 한다.그 결과, 어딘가 엉성하고 삐뚤고 겹쳐진 곳도 있고 하지만 사랑스러운 내 논, 내 벼, 내 밥.이앙기가 닿기 어렵거나 물 높이가 안 맞아서 뜬모가 생겨 빈 자리에는 직접 가서 손으로 모를 심어야 한다.

내 논은 빈 곳이 몇 군데 있긴 했는데-

그냥 안 했다. 남 보기 좋으라고 하는 것 같으니 신경 쓰지 말고 널널하게 자라렴.[6월] 시간이 지나면 우렁이도 뿌린다.

​토종우렁이(피를 안 먹음)는 아니고 외래종인 왕우렁이(피를 먹음)인데, 아기 때 데려오면 몇 날 며칠을 피를 뜯어 먹고 몸집을 불리고 이후 산란도 한다.

이 때 우렁이 넣을 시기를 잘 봐야 한다. 모가 아직 덜 컸을 때 우렁이를 넣으면 우렁이가 모도 다 뜯어 먹는다. 그래서 우렁이 넣기 전 물관리도 아주 중요하다.물꼬 입구입구마다 우렁이 떠내려가지 못하게 수망을 설치하고 내 우렁이 잘 돌아다니는지, 몸집이 커졌는지 확인한다.​[6~7월] 이제 하루 한 번 논에 들러 물을 보면 된다. 벼는 주인 발 소리 듣고 자란단다. 물이 제대로 들어오고 있는지, 수위가 적당한지, 어디 물 빠지는 곳은 없는지, 두더지가 뚫지는 않았는지, 농사선배에게 이것저것을 배운다. 홍수가 나지 않으면 이후에는 자란 풀을 예초기로 베는 것 외에 일이 많지 않다. 순창은 운이 좋아서 이번 수해를 피해 갔다. 우렁이가 일을 너무 잘 해줘서 내 논은 피도 없다.[7~8월] 중간에 물떼기도 하고, 추비(질소와 칼륨)를 주기 위해 유기질비료도 공부해서 살포기를 짊어지고 논으로 들어가 뿌린다. 5톤 트럭을 불러 백두옹(할미꽃뿌리)과 유황, 자닮오일로 만든 친환경약제로 방제도 2번 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수확량이 너무 적고 병도 많이 걸린단다. 

농사 참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온 마음으로 알게 된다. 

언니네텃밭 다른 생산자언니들도 올 해 농사 고생 많으셨다.

블렌딩 토종벼는(보리벼+주먹찰+흑향찰) 11월 쯤 나올 예정입니다. 오묘미(개량) 역시 그 즈음 나옵니다. 

보리벼는 까락이 보리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보리처럼 일찍 심고 일찍 거둔다 하여 보리벼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키가 꽤 큰 것이 특징인데 그렇기에 수확기 때는 잘 쓰러지기 때문에 현재는 토종벼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많이 하지 않는 벼입니다. 옛날에는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전역과 경북 고령, 대구 풍기, 전남 곡성과 나주, 황해도, 평남 전역과 평북 일부 지방 등 거의 전국적으로 재배되었다고 합니다. 또 경기, 전남, 평남 일부 지역에서는 밭에서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어릴 때 연분홍의 까락이 자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진분홍색의 까락으로 변해 출수기 때 아주 아름다운 논 풍경을 연출합니다. 

향이 독특하거나 강하지는 않지만 쌀이 신동진보다 작고 찰진데 모양이 잘 유지되어 식감이 재밌습니다. 수분이 풍부하고 부드러워 소화가 잘 되는 쌀입니다. 

이렇게 보내드려요

종이쌀팩에는 900g으로 포장되어  재사용상자를 사용해 발송합니다.

참고해주세요

쌀포장재로 쓰인 본 쌀팩은 더이상 비닐포장재를 생산하지 않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해서 포장까지 왔습니다. 

새로운 포장재 제작, 특히 소용량 맞춤 제작은 벽이 높았습니다. 개인 소농이 감당하기엔 너무 높은 제작단가와 최소수량이 그것이었고 쌀팩 제작과 쌀봉입까지 마쳐야 완벽한 포장인데 가격 때문에 이 단계까지 외주 주는 일은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이런 모양의 팩은 포장형태를 만들고 음료, 기름 등을 주입하는 것까지 공장에서 모조리 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협력업체의 배려와 공감으로 쌀팩 제작까지만 거래하기로 결정했고 이 제작단계에서 쌀팩은 완전밀봉이 되어 옵니다.

생산자인 농부는 이 밀봉을 따고 거기에 쌀을 넣은 뒤 뚜껑을 잠급니다. 

보통 두유/주스 통처럼 꽉 잠기지만 처음 받은 분은 뚜껑 뜯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찝찝한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종이포장을 위해 이 방법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부분 양해 바랍니다. 

본 종이쌀팩은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우유갑, 멸균팩 등과 함께 모아서 ‘에코야얼스’ 어플을 통해 수거신청을 해주세요. 

이후에 수거된 종이쌀팩은 갈색휴지로 되살아납니다. (1kg 이상 시 수거해갑니다.)

생산자 최지해 언니는요

*벼 1,600평 / 토종참깨 및 토종콩나물콩 500평 / 귀리 1,000평

*유기재배로 농사 지으며 무농약인증 받음. 유기농으로 전환 중입니다.

*[ 농부는 농사로 지구를 부수는 게 아니라 지구를 짓고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구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직접 몸으로 일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지구의 착취를 줄이는 농법으로 농사 짓기 위해, 나 또한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실천합니다. - 지구를 짓다. 땅의 해방. ]

*순창군여성농민회에서 쌈닭과 멧돼지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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